가을비 내리는 밤이면 - 藝香 도지현툭툭 떨어져 내리는 비와 함께
내 고독도 떨어져 내린다
수 많은 알갱이가 되어
떨어지는 고독은 가슴에 침잠하는데
비를 타고 흐르는 추억의 음영들
하얗게 피어나는 안개처럼
뇌리 속을 채워 가고
상념은 눈꽃처럼 피어나
비의 리듬과 함께
가슴을 두드리는 진동이 된다
이미 익숙해진 아픔과
찬란한 이별 뒤에 오는 황홀하리 만치
가슴을 쑤셔대는 진통
이 모든 것들이
이렇게 가을비 내리는 밤이면
촉촉하게 젖어드는 동공속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