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1004) 2022. 10. 2. 07:20

가을 비 - 이동백

 

낡은 기억의 페이지로 낮게 낮게 내리는 비

고독처럼 사람들을 창으로 블러 낸 뒤 저멀리 지구 너머로 낙엽들을 밟고 간다

젖고 있는 세상에는 받처 들 우산 없는데

나목의 긴 가지 끝에서 흐느적 거리는 하늘 뚫고

마지막 남은 가을 비 빗금만 치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