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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꽃길만 걸어요

가을에 머무른 사랑 - 김양해

 

때가 이르면 세상천지 구석구석 파고들며 불을 뿜어대던 태양도 빛을 감추고

산이며 들판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도 시들고

비단옷 오색 영롱하게 물들이던 나무도 발가벗은 채,

쉼 없는 흐름으로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데

지난가을에 멈춘 사랑은 염치도 없이 휑하니 그곳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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